(뉴스인020 = 김성길 기자) 농산물 재배 농가는 안정적 판로를, 지역유통업체는 신선하고 품질 좋은 제품을 확보하는 농가-기업 상생 계약재배가 영암군에서 이어지고 있다.
18일 영암군 금정면 안정마을 이형선 농가의 2.1ha 논에서 120톤 양파가 수확됐다. 대봉감 산지로 전국 인지도가 높은 금정면에서 논 양파가 재배된 것은 이번이 처음.
쌀농사 대체 작물 육성, 유통업체 계약재배 등을 취지로 영암군이 지난해부터 추진해 오고 있는 ‘원예 분야 소득작물 육성’에 이 농가가 참여해 논 양파 재배를 시작했다.
영암군은 소득작물 육성을 위해 지난해 6월부터 농가·농협·유통업체 등과 사업계획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품목별로 구체적 계약재배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이 씨 농가는 지난해 11월 벼 수확을 마친 논에 양파를 심었고, 이날 수확된 양파는 전국 100여 개 Y-마트 매장에서 소비자들과 만난다.
양파 재배 농가는 이번 계약재배로 20kg들이 1망에 1만2,000원을 받아 7,2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여기에 톤백 납품 방식으로 양파망 작업비·구입비, 수송비 등 약 1,620만원을 아꼈다.
양파 출하를 마친 이 씨는 “쌀농사 짓던 논에서 양파를 재배하는 일이 처음이고 걱정도 됐지만, 계약재배로 판매 걱정 없이 농사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2모작으로 양파까지 재배해 쌀농사만 짓는 것보다 2배 넘는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기쁘다”고 밝혔다.
김성진 Y-마트 대표는 “품질이 뛰어난 영암 양파가 매장에서 인기다. 앞으로 계약재배 면적을 33ha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양파 저장·선별시설도 만들어 농가와 소비자 사이를 잇겠다"고 전했다.
이달 12일에는 시종면 갈곡마을에서 계약재배 마늘 수확도 있었다.
박춘석 씨 등 3개 농가가 월출산농협을 매개로 1.1ha에서 재배한 마늘 13톤을 영암읍 농산물 전문유통업체 '새아침농산'으로 보냈다. 이 마늘들은 깐마늘 등으로 가공된 다음, 곧 전국에 유통될 전망이다.
지역 앵커기업인 HD현대삼호와 영암 농가 등이 올해 5월 약속한 1억3,000만원 상당의 계약재배도 이달 30일 그 첫 결실을 맺는다.
도포면 2곳 농가에서 재배한 수박 600통이 조선업체 직원들의 무더위를 식히는 시원한 간식으로 첫 납품되고, 총 3차례에 걸쳐 2,370통이 전달될 예정이다. HD현대삼호는 도포면 20개 농가와도 5,200개 멜론 계약재배를 의뢰해 놓은 상태다.
영암군은 지역기업과 농가가 상생하는 영암형 지역순환경제의 현장을 기념하기 위해 25일 HD현대삼호에서 멜론 시식행사를 열 계획이다.
영암군은 연이어 성과를 내고 있는 계약재배가 농가 경영 안정, 기후위기 대응, 생산자 중심 유통 구조 구축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계약재배 중인 생강을 포함해 품목과 재배면적을 늘리고, 작목별 맞춤형 기술 지원, 농산물 재배단지 조성 등으로 뒷받침해 특화작목 경쟁력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영암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영암공동체가 함께 판매하는 사례들이 쌓여가고 있다. 지역기업과 농민, 영암군과 농협 등 민관협치가 영암군 농정혁신의 동력이고, 영암형 지역순환경제를 든든하게 떠받치는 주춧돌이다. 농가소득 증대, 지속가능 농업, 지역기업 활력 등 다양한 가치를 실현하는 지역사회 연결의 장을 영암군이 다양하게 만들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