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화성 습지 전투기를 띄우겠다는 무모한 발상 정작 누구를 위한 건가

▲ 뉴스인020  편집국장   김성길

 

(뉴스인020 = 김성길 기자) 화성특례시를 바라보는 본지 기자는 군 공항 이전의 본질은 '희생의 전가'가 대안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권력이 밀어붙이는 사업에는 늘 '공익'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표가 붙는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대개 소수의 희생을 발판 삼아 다수의 편익을 도모하겠다는 비정한 계산이 깔려 있다. 현재 화성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수원 군 공항 이전' 논란이 바로 그러하다.

 

매향리의 눈물을 기억하는가--

기자가 기억하는 화성 매향리는 수십 년간 미군 사격장의 폭격 소리에 주민들의 영혼이 할퀴어졌던 곳이다. 겨우 그 총성을 멈춰 세우고 이제 막 평화의 숨을 불어넣고 있는 화성 땅에, 다시 전투기 굉음을 쏟아붓겠다는 발상은 잔인하다 못해 몰염치하다. 수원 시민의 소음 피해를 해결하기 위해 화성시민의 평온을 빼앗겠다는 논리는, 민주주의가 지향하는 '형평'의 가치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화성 습지는 '비어 있는 땅'이 아니다--

추진 측은 화성호 일대를 마치 아무것도 없는 '비어 있는 땅'처럼 취급한다. 하지만 기자가 직접 발로 뛴 그곳은 세계적 멸종위기종이 숨 쉬고, 자연이 자신을 스스로 치유하는 생명의 보고(寶庫)였다. 람사르 습지 등재를 목전에 둔 이 생태적 자산은 화성의 것만이 아닌, 인류가 공유해야 할 가치다. 이곳을 콘크리트로 덮고 활주로를 깔겠다는 것은 미래 세대의 자산을 현세대의 행정 편의를 위해 가로채는 행위다.

 

'기부 대 양여'라는 이름의 행정 폭력--

정부는 '기부 대 양여'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내세운다. 수원 땅을 팔아 화성에 새 공항을 지어주겠다는 계산법이다. 그러나 행정은 장사가 아니다. 시민의 삶터와 환경은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매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화성시민들이 분노하는 지점은 바로 여기다. "우리의 삶이 왜 누군가의 개발 이익을 위한 거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이며 결자해지의 지혜가 필요하다.

 

언론인 30년 취재 현장에서 배운 진리는 하나다. 주민의 동의를 얻지 못한 국책 사업은 결코 성공할 수 없으며, 남는 것은 갈기갈기 찢긴 공동체의 상처뿐이라는 사실이다. 지금이라도 국방부와 추진 측은 화성으로의 일방적 이전 계획을 거두고, 원점에서의 재검토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본지 기자의 개인적인 바램이다.

 

화성 습지의 알락꼬리마도요는 도요목 도요새와의 한 종으로, 한국에서 나그네새다. 마도요류 중에서도 부리가 길어 갯벌에 깊숙이 숨어 있는 작은 게, 망둥이, 갯지렁이를 잡는다. 몸 색깔은 옅은 갈색이다. 전투기 굉음 대신 평화로운 날갯짓을 계속할 수 있을 때, 우리 사회의 공정함도 비로소 증명된다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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