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020 = 김성길 기자) 서울시가 아프리카·아시아 11개국 감염병 전문가들에게 국내 현장 중심의 감염병 대응 노하우를 전수하고, 해외 신종 감염병 동향과 대응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니파바이러스 감염증 등 해외 유입 가능성이 있는 감염병 정보를 나누며 국제 공조를 통한 선제적 대응 기반을 강화했다.
서울시는 지난 28일 오전 9시 30분 서울시청에서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이종욱 펠로우십 감염병전문가과정(고려의대 천병철 교수 책임)에 참가한 개발도상국 감염병전문가 33명을 대상으로 서울의 감염병 대응 시스템 및 현장 대응 사례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이종욱 펠로우십 프로그램은 한국보건의료재단(KOFIH)이 2007년부터 운영 중인 개발도상국 보건의료인력 초청연수사업으로, 협력국의 보건의료 수준 향상과 국제협력 증진을 목표로 한다.
시는 국내 감염병 감시 및 관리 업무를 위한 서울시의 역할과 중앙정부와의 협력체계를 소개하고, 감염병 감시·분석 방법과 최근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역학조사 사례 등을 공유했다.
시는 관내 초등학교에서 발생했던 대규모 식중독 사례를 예로 들며, ▴질병관리청, 식품의약품안전처, 서울시, 교육청, 자치구의 역학조사 협력 모델 ▴환자-대조군 분석과 미생물 검체 분석을 통한 원인 병원체 확인 과정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전파 차단 전략 등을 공유하며 대응 노하우를 전했다.
특히 이날 연수에서는 방글라데시에서 발생한 니파바이러스 감염증 사례가 다뤄졌다. 방글라데시 다카(Dhaka) 감염병 전문병원의 조바이르 아흐메드 의료 담당관(Dr. Zobaer Ahmed)과 SSMC 의과대학의 사르와르 마흐붑(Sarwar Mahboob) 교수가 바이러스 감염 사례의 임상적 특징과 역학적 대응 전략을 설명했다.
니파바이러스 감염증은 과일박쥐를 매개로 사람·동물에 전파된 뒤 사람 간 감염이 가능한 인수공통감염병으로, 백신·치료제가 없고 치명률이 40~75%에 달한다. 발열·두통에서 시작해 호흡기 증상, 심한 경우 뇌부종이나 뇌염으로도 진행될 수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발생 보고가 없다.
지난 5월 발표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니파바이러스 감염증을 제1급 감염병 목록에 추가하는 내용의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1급 감염병은 환자 발생 또는 유행 즉시 신고해야 하는 가장 높은 등급의 법정 감염병으로, 신규 지정될 경우 2020년 코로나19 이후 5년 만이다. 서울시는 이러한 국제적 감염병 동향을 사전에 공유함으로써 신속 대응 기반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서울시는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감염병 발생이 보고되고, 국가 간 경계 없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개발도상국의 감염병 관리 역량 강화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고려대학교 예방의학교실과 협력해 이종욱 펠로우십 감염병전문가과정 연수생의 서울 방문 등 국제교류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송은철 서울시 감염병관리과장은 “코로나19 유행이 끝난 이후에도 다양한 감염병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지속적인 국제교류를 통해 대응 역량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에 서울을 찾은 해외 감염병 전문가들이 대도시 서울의 감염병 관리 정책에서 유익한 아이디어를 얻어 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