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020 = 김성길 기자) 서울시립미술관은 북서울미술관 대표 연례전 타이틀 매치의 12번째 전시, 2025 타이틀 매치 《장영혜중공업 vs. 홍진훤: 중간 지대는 없다》를 개최한다.
전시는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서울시 노원구 동일로 1238)에서 2025년 8월 14일부터 11월 2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장영혜중공업이 8년 만에 한국에서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이자 홍진훤의 첫 미술관 대규모 전시이다.
장영혜중공업은 장영혜와 마크 보쥬(Marc Voge)로 이루어진 아티스트 듀오로 1998년 결성했다. 리드미컬한 음악에 화면 가득 텍스트를 채우는 영상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세계 주요 미술관과 비엔날레에서 작업을 선보이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으며, 2018년 홍콩 M+ 미술관이 장영혜중공업의 전작을 비롯, 앞으로 생산될 모든 작업도 소장하기로 하면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번 전시는 2017년 아트선재센터 개인전 이후 8년 만에 한국에서 선보이는 대규모 전시다.
홍진훤(1980)은 2009년까지 외신기자로 근무하다 미디어에서 노출되는 현장의 단편성에 회의를 느끼고 포토저널리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작가로 전향했다. 《멜팅 아이스크림》(2021, d/p)을 비롯해 6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2024 부산비엔날레, 2021 제11회 서울미디어시티 비엔날레, 2016 대구사진비엔날레 등에 참여했고 2021년부터 다수의 영화제에 작품을 출품한 바 있다. 이번 전시는 홍진훤의 첫 번째 대규모 미술관 전시다.
2025 타이틀 매치는 공동체 내 충돌과 불화의 순간에서 생겨나는 정치적 행위의 가능성을 보고, 장영혜중공업과 홍진훤, 두 팀/작가의 작업을 통해 그 조건들을 탐색한다.
장영혜중공업은 “실험은 민주주의다. 파시즘은 제어다”를 주제로,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과 정치적 책임에 대한 요구에 응답하는 〈안녕하세요, 여러분, 우리는 특별해요!〉(2025)를 포함하여 신작 7점을 선보인다. 전시실 1에서는 6점의 작품을 순차적으로 재생하여 관객의 동선을 제어한다. 작업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해석의 여지를 열어두어 다양한 관점과 논쟁을 이끌어낸다.
홍진훤은 “사진은 세계를 내란만큼 각성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사진이 가진 사건화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작가가 그동안 현장에서 찍은 사진과 여러 출처로 수집한 이미지 총 114점을 전시장에서 새롭게 배열하고 결합하는 작업 〈랜덤 포레스트 2025〉를 포함하여 총 6점(신작 4점, 구작 2점)을 전시한다.
장영혜중공업은 가상의 시나리오와 문학적 발언을 통해 현대 사회의 모순을 드러내면서 다양한 해석과 논쟁을 유도한다. 홍진훤은 과거 사건을 현재로 가져와 사진에 잠재한 힘을 발견하고 현실을 환기시킨다.
전시 제목은 루소의 『사회계약론』에서 발췌한 문장이다. 일반의지에 대해 ‘중간 지대는 없다’라는 원 뜻을 재해석하여, 전시는 사회 구성원이 모두 합의한 평화로운 상태나 양자택일, 흑백논리와 같은 극단적인 두 상태를 상정하기보다, 다수가 불화하는 역동적인 상황에 주목하고자 한다. 두 작가는 각자의 방식으로 공동체 내부의 긴장과 충돌을 시각화하며, 예술이 질문과 논쟁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두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직접 전시 트레일러 영상을 제작하여 주목을 받았다.
각자의 개성이 담긴 이 영상들은 7월 30일 서울시립미술관 SNS를 통해 공개돼 관람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전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또한 장영혜중공업은 8월 14일 오후 4시 북서울미술관 로비에서 열리는 개막식만을 위한 특별 영상을 제작해, 현장을 찾는 관람객에게 전시의 시작을 흥미롭게 알릴 예정이다.
최은주 서울시립미술관 관장은 “전시는 사회 이면에 존재하는 갈등과 균열을 직시하고 하나로 수렴되지 않는 사회의 복합적 현상을 다각도로 바라보아야 함을 시사한다”면서, “예리한 시선과 독창적인 형식으로 동시대 현실을 날카롭게 포착해 온 장영혜중공업과 홍진훤의 작업이 던지고 있는 질문에 저마다 응답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본 전시는 예약 없이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 및 전시 도슨팅 앱을 통해 음성으로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다. 또한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한 정보와 자료를 순차적으로 미술관 공식 SNS를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전시 관람 일정과 관련한 상세한 정보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시 도슨팅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에서 ‘서울시립미술관’을 검색하여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