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020 = 김성길 기자) 경기도가 과장 등 내부 직원에 대한 주정차 위반 과태료를 부당 면제하고, 도시분쟁조정위원회의 당초 자문의견서를 폐기한 뒤 사실과 다르게 다시 작성하는 등 구리시의 위법·부당행위 46건을 적발했다.
경기도는 지난 9월 15일부터 25일까지 구리시 종합감사를 실시해 행정상 조치 46건, 신분상 조치 19건(59명), 재정상 조치 5건(13억 원), 우수사례 1건 등 감사결과를 구리시에 통보했다고 11일 밝혔다.
감사결과, 구리시는 2017년 직전 감사 대비 조직 차원의 문제점과 비위 정도가 심화됨에 따라 기관경고와 징계 요구 대상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위법·부당한 의사결정을 견제할 수 있는 조직 시스템 부재, 관행적 업무 처리 등 조직 차원의 문제점이 확인돼 5건의 기관경고를 처분하고, 10일 이내에 구리시 누리집에 공개하도록 했다.
신분상 조치대상은 중징계 1명, 경징계 22명 및 훈계 36명이고, 재정상 조치에 따른 추징·환수액은 총 13억1,700만 원이었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담당 공무원이 구리시 과장 등 직원 8명에 대한 단속자료를 삭제해 주·정차 위반 과태료를 부당하게 면제하거나 과태료 부과 대상이 일부 포함된 단속자료 3,511건을 임의로 삭제했다. 또 사고 마약류를 3~4개월 이상 방치하고도 민원인에게는 폐기한 것처럼 허위공문서를 작성해 회신하는 등 직무 관련 범죄가 의심되는 행위와 도덕적 해이가 발생했다.
인사·조직·인허가 분야에서는 승진 배수 범위 밖의 6급 공무원 A씨를 5급 직위에 직무대리 임용하고, 수사 중인 공무원 B씨의 의원면직을 부적정하게 처리한 후 상위 직급의 개방형 직위에 임용했다.
재개발 정비계획과 관련해 도시분쟁조정위원회와 시장의 의견이 엇갈리자, 시장의 결재를 받기 위해 도시분쟁조정위원회 자문의견서를 폐기하고 다시 작성하는 등 위법·부당한 업무 처리 사례도 확인됐다.
또 개발제한구역 내 실외체육시설을 불법 용도변경해 카페로 운영하고 불법 증축해 음식점 영업을 한 ㈜C사 직영점의 위법행위를 인지하고도 행정처분을 누락하는 등 단속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했다. 구리시 D시설을 특정 단체에 위탁하면서 지방계약법령 등을 위반하고 단체 사무실로 목적 외 사용하는데도 방치했으며, 교통시설물 유지 보수공사 시 관내 업체의 불법 하도급을 묵인하는 등 관내 기업과 유관 단체에 대한 관행적·온정적 업무 처리도 확인됐다.
아울러, 구리시 자체감사 분야에서는 자격요건을 갖추지 못한 구리시 퇴직 공무원 E씨를 전문 시민감사관으로 위촉해 기한 없는 특정감사에 단독 배정하는 등 특혜를 제공했고, 감사결과를 통보받은 부서에서 조치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는데도 이를 방치하는 등 감사부서가 내부통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는 이번 감사결과에 대해 구리시가 1개월 이내에 재심의를 신청할 수 있으며, 최종 감사결과는 재심의 기간을 거쳐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감사는 구리시 업무처리 전반에 대해 2017년 이후 6년 만에 실시한 종합감사로, 경기도 감사행정 혁신방안인 ‘감사 4.0 추진계획’에 따라 진행됐다. 준비 단계인 사전 조사부터 마무리 단계인 감사결과심의회까지 도민감사관 총 26명이 참여했고, 공개감사 창구를 통해 총 18건의 제보가 접수되는 등 도민 참여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최은순 경기도 감사관은 “이번 감사의 주요 지적사항 일부는 도민의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감사를 실시해 밝혀낸 것으로 도민 여러분과 도민감사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큰 힘이 됐다”며 “앞으로도 도민 불편을 초래하거나 행정의 신뢰를 훼손하는 잘못된 업무 처리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