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뉴스인020 김성길 편집국장
(뉴스인020=기자수첩) 갯벌과 어촌의 기억을 간직한 도시 화성특례시가 또다시 거대한 개발 갈등의 중심에 섰다. 수원 군 공항 화성 이전 논란이 재점화되며 지역사회는 깊은 균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불과 수십 년 전만 해도 화성은 바다와 맞닿은 조용한 농어촌이었다. 넓게 펼쳐진 갯벌과 논밭이 지역 대부분을 차지했다. 주민 삶은 자연의 흐름에 가까웠다. 그러나 수도권 팽창과 산업화가 본격화되면서 화성의 시간은 급격히 빨라졌다. 산업단지가 들어섰고, 동탄을 중심으로 대규모 신도시가 조성됐다. 인구는 이제 100만 이상 폭증했고, 도시는 짧은 시간 안에 전혀 다른 얼굴로 변모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성장의 이면도 남겼다. 각종 개발사업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환경 훼손과 생활권 침해 논란이 반복됐다. 주민들은 개발의 수혜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였다. 선택권 없이 받아들여야 했던 정책들이 누적되며 지역사회에는 깊은 피로와 불신이 쌓였다. 군 공항 이전 논란은 바로 이 지점에서 다시 재점화하고 있다.
수원 군 공항 이전 사업은 2017년 국방부가 화성 화옹지구를 예비 이전 후보지로 선정하며 시작됐다. 하지만 초기 단계부터 지역 반발에 부딪혔다. 화성시와 시민들은 환경 훼손과 소음 피해를 이유로 강하게 반대했다. 이후 9년이 흐른 지금까지 사업은 사실상 멈춰 있다.
최근 수원시가 군 공항 이전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하면서 갈등은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화성시의회는 즉각 반발했다.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 추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시민단체 역시 집회와 결의문을 통해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지난 2월 범시민대책위원회 총회에서도 ‘시민 동의 없는 이전은 불가하다’라는 원칙이 다시 한번 강조됐다.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결합하며 대응은 더욱 조직화하고 있다. 범시민대책위원회는 국회와 지역 정치권을 상대로 이전 철회를 요구했다. 정책 제안서를 전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갈등은 행정 문제를 넘어 정치적 쟁점으로 확대되는 양상 누가 누구를 위한 사안인지 아직도 판단이 안 되는지 그저 발표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반대 여론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화성시 조사에서 군 공항 이전 반대 의견은 지속해서 70%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주민들이 우려하는 핵심은 명확하다. 항공기 소음, 건강 피해, 교육환경 악화다. 이는 단순한 불편 수준이 아니다. 일상과 생존 조건을 위협하는 문제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단 한 번이라도 눈을 감고 생각해 볼 일이다.
특히 군 공항 이전이 ‘민·군 통합공항 건설’ 등 대규모 개발사업과 결합한 방식으로 추진되는 점은 불신을 더욱 키운다. 일부 주민들은 이를 이전을 정당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의심한다. 개발 논리가 앞서고 주민 의견은 후 순위로 밀린다는 인식이 바보가 아닌 다음 왜 모르겠나…
수원시는 도심 내 군 공항 이전 필요성을 강조한다. 안전 문제와 도시 발전을 이유로 제시한다. 반면 화성시는 환경 보호와 주민 피해를 근거로 강경 대응을 이어간다. 양측 입장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린다. 갈등을 중재해야 할 정부 역할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과연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릴 것인지 상상만 해도 답답할 지경이다.
이 사안의 본질은 입지 선정 문제가 아니다. 정책 추진 방식에 있다. 이해당사자와의 충분한 협의 없이 진행된 정책은 신뢰를 얻기 어렵다. 공론화 과정이 형식에 그치면 갈등은 더욱 깊어진다. 지난 수년간의 정체는 바로 그 결과다.
화성은 이미 수차례 대규모 개발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주민들은 정책 결정의 주체가 아니라 수용자로 머물렀다. 군 공항 이전 논란은 과거의 경험을 현재로 끌어올리고 있다. 주민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반대가 아니다. 참여할 권리와 검증할 기회를 더불어 인간의 존엄성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결론이 우선이다…
해법은 분명하다. 정부와 지자체는 속도 경쟁을 멈춰야 한다. 객관적인 환경·건강 영향 평가를 다시 수행해야 한다. 주민 참여를 전제로 한 공론화 절차를 설계해야 한다. 갈등 조정 기구를 통해 이해당사자 간 협의 구조도 반듯이 선행하고 마련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일방 추진이 반복된다면 사업은 앞으로도 한 발짝도 나아가기 어렵다. 정책의 정당성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형성된다. 화성의 시간은 이미 이를 여러 차례 증명해 왔다.
또한 화성 갯벌은 한국의 대표적 생태 자산으로 꼽힌다. 다양한 생물 종이 서식하는 핵심 지역이다. 이미 세계적으로도 생태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한국의 갯벌(Getbol, Korean Tidal Flats)’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될 당시, 화성 갯벌 역시 추가 등재 대상지로 거론됐다. 정부와 지역사회는 2026년까지 추가 등재를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공유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군 공항 이전 논의는 환경 보존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할 가능성을 충분히 안고 있다. 개발 논리가 앞설 때 갯벌 생태계 훼손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자연유산 관리의 신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끝으로 매향리 주민들이 겪어온 고통도 간과할 수 없다. 과거 사격장 운영으로 인한 피해는 지역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군 공항 이전 논란이 장기화하면서 주민 갈등 역시 반복되고 같은 고통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이유중 하나다.
결국, 화성의 선택은 미래 세대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에 대한 답이다. 개발 이익과 자연 보전, 주민 삶의 질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이 중요하다. 군 공항 이전 논란은 서둘러 결론 낼 사안이 아니다. 신뢰를 기반으로 한 합의가 이뤄질 때 비로소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으로. 개인적인 생각으로 판단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