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교문화진흥원. 떡국 한 그릇의 예(禮) 조상의 즐거움은 가족의 행복에서 옵니다

  • 등록 2026.02.11 15:5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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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교문화진흥원 한국예학센터, 설・추석 차례의 본질… 가족의 화목과 행복

 

(뉴스인020 = 김성길 기자) 한국유교문화진흥원(원장 정재근) 산하 한국예학센터는 다가오는 설 명절을 맞아, 전통의 정통성을 존중하면서도 현대 사회의 변화를 포용하는‘현대 맞춤형 설 차례 예법’을 제안했다.

 

이번 제안은 유교 문화의 정수인 ‘예학(禮學)’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한유진 한국예학센터(이하 센터)의 고증을 바탕으로 마련됐다. 명절마다 되풀이되는 차례상 준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는 동시에, 명절 본연의 의미인‘가족 간의 화합・행복’을 되새기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약식 제사’였던 차례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화한 후 제사는 큰 변화를 겪게 됐다. 농경사회에서 계절은 큰 영향을 미쳤기에 시제사(봄・여름・가을・겨울 제사)가 중요했다. 하지만 산업사회가 되면서 평일과 휴일로 이루어진 일주일 단위의 시간 개념이 적용되자 시제사는 약화됐고, 설날・추석 차례가 주목받았다.

차례는 본래‘차를 올리는 예’라는 뜻으로, 약식 제사를 말한다. 따라서 차례에는 떡국이나 송편 및 과실 3~4가지만 올렸다. 그런데 전문가들에 의하면 설날・추석이 법정공휴일로 되면서 온 가족이 모이는 행사가 됐고, 풍성한 음식을 올리는 차례로 변모했다고 한다.

 

풍성한 차례 음식 준비가 명절 갈등을 일으켜

하지만 차례상의 과도한 준비와 비용 부담은 현재 명절 갈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설이나 추석 명절에 차례를 지내지 않겠다는 가정이 많아지는 상황이며, 차례를 지내는 가정 역시 차례 음식 수와 양을 줄이거나, 조리 부담이 적은 음식으로 대체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센터 관계자는 “형식에 얽매여 차례를 정식 제사 수준으로 차리는 것은 오히려 가족의 화목과 행복을 저해하는 것”이라며,“얼마나 차렸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차렸냐로의 사고 전환이 필요한 시기이고, 이를 통해 차례를 가족의 화목과 행복을 위한 예법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 의례는 ‘품격 보존’, 가계 차례는 ‘정신 계승’

이에 따라 센터는 의례의 성격에 따른 차별화된 접근을 제안했다. 종묘제례나 유서 깊은 종가(宗家)의 의례는 한국 문화의 정체성을 담은 자산으로서 엄격히 원형을 보존해야 하지만, 일반 가정의 차례는 형식에 매몰되기보다 가족 간의 화목과 행복에 집중하는‘대안적 선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근거 없는 격식 걷어내고, 시대에 맞는‘시중(時中)’의 정신으로”

특히 센터는 ‘홍동백서(紅東白西)’나 ‘조율이시(棗栗梨枾)’같은 격식이 문헌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음을 지적했다. 전통 예서 어디에도 과일의 종류나 위치를 엄격히 규정한 바는 없으며, 유교의 핵심은 시대와 상황에 맞게 마땅함을 찾는‘시중(時中)’에 있다는 설명이다. 센터가 제시한 현대 가정을 위한 3대 실천 방향은 다음과 같다.

① 차례 음식의 가짓수: 떡국을 중심으로 4~6가지 품목이면 충분하다. 특히 노동력이 많이 드는 기름진 ‘전(煎)’요리는 예학적으로 차례에 권장되지 않았던 품목임을 상기시켜 가계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② 현대적 정성의 수용: 조상이 생전에 즐겼던 음식이나 현대적인 과일을 올리는 것은 불경함이 아니라, 조상을 기리는 현대적 정성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③ 지방(紙榜) 대신 사진: 한자 지방 대신 조상의 사진을 모시는 것은 가족 구성원이 추억을 공유하며 유대감을 높이는 권장할 만한 방법이다.

 

“가족이 화목해야 조상도 즐겁다… 설은 화합의 시간”

센터는 차례상이 갈등의 원인이 되기보다 가족이 함께 모여 정을 나누는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유진 정재근 원장은 “전통은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흐르는 물처럼 시대에 맞게 흐를 때 비로소 우리 곁에 머문다”며, “올 설에는 조상을 기리는 정성만큼이나 곁에 있는 가족의 손을 한 번 더 잡는 따뜻한 화합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성길 cccent453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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